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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미 (32세)​ 1989. 11. 09    

​   

   ​추구하는 것 / 건강 최고 !

 

   경계하는 것 /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            

 

  ​  2020의 키워드 /  만족스러운 삶은, 타인의 길이나 말에 힐끗거리며 

                      허비하는 게 아니라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단지 

                      그것을 하는 것이란 걸 - 

                                              (정혜윤 작가님 책에서 가져온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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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더 정성스럽게 생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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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이의 아가, 그리고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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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짝꿍 절친. 희선이의 아가를 보고 왔다. 이름은 정빈이 .

아가를 본 것도 반가웠지만 솔직히 희선이네 어머님을 오랜만에 뵌 게 더 좋았다.

까무잡잡한 나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희선이 어머니.

여행은 많이 했냐며, 그리고 그간 어떻게 지내왔냐는 물음에

 

"사실 어딘가를 여행했다는 흔적도 남지 않을 것 같아요.

그냥 평범하게 살고 있어요" 라고 대답하니

 

"송미야 너는 누가 뭐래도 너무 잘하고 있어.

 차근차근 너의 길을 가장 잘 가고 있어.

 다른 친구들과 너는 늘 달랐어."

 

라고 해주시는 말씀에 울컥했다.

 

어머니, 사실 어머니가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는 남다른 아이도,

차근차근 길을 잘 가기는커녕

남들은 그저 담담하게 걷는 길마저 휘청휘청하는걸요.

 

그냥 그 말을 삼키고 어머니 눈을 바라 보았다.

 

희선이와 나의 추억을 생각하면

늘 구령대에서 남미 어딘가를 여행해보자고

마음속에 한가득 품은 꿈을 나누던 풍경이 생각난다.

늘 씩씩하고 여장부 같았던 반장 희선이.

 

어느덧 시간이 흘러 같은 길을 걸어갈 줄만 알았던 친구는

너무나 일찍 자신의 꿈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가정을 선택했고

그 소식을 알았을 땐, 조금만 더 네가 품은 것을 이루고 결혼해도  

괜찮지 않겠냐며 설득하려 했다. 

 

그런데 나는 모르는,

어떠한 사랑의 타이밍을 희선이는 정확히 알았는지도 모르겠다.

 

결혼하면, 내가 이루려는 것에 다가가는 건 더 이상 힘들걸 알지만

나는 이 사람 없으면 절대로 안돼. 몇 년 뒤에도 아니야.

 

프라하에 있던 나는 친구의 결혼식을 참석하지 못했다.

그리고 오늘 아가의 얼굴을 보니...

그냥 이 모습이 내 친구에게 더없이 자연스러운 풍경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이가 태어나도 희선이는 여전히 희선이었다.

 

아이를 옆에 재우고

우리가 늘 놀던 방식대로 재잘대며

수다를 떨었다.

 

그리고

희선이가 아이를 재우려 방으로 들어가면

어머니와 그 누구의 아내도 아닌

그 누구의 엄마도 아닌
단지 희선이에 대해 말하던
그 시간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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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ng 작성일2017-04-22 09:22

2주간 나를 행복하게 한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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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에 한번 모임이 있다.

요번 숙제는 나를 행복하게 한 것 3가지를 말하는 것이다.

그들을 만나기 전 이곳에다가 생각을 정리하려고 한다.

 

 

 

 

1. 촬영후 동료 직원이 사는 옥탑방에서 먹은 맥주 한 잔

좋은 사람들과 먹는 맥주, 게다가 노동을 끝내고 먹는 맥주만큼

맛있는게 없는데 그게 다 충족이 되었다.

지금 다니는 회사도 이제 2개월 정도가 되어간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사실 잘 모른다.

그래도 그냥 친구 같고 재미있고 그르타.

야근하면서 먹는 야식도 그렇고 점심시간도 그렇고

혼자서 작업할 때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

어쩌면 요즘 제일 많이 보는 사람들이고

근래 나의 일상에 가장 가까운 사람들인데

다들 착하고 귀여운 친구들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맥주를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쩌면 내가 불행을 너무 의식해서

발에 밟히는 행복을 캐치하지 못한 걸수도 있겠어'

라는 생각도 들었다.

 

 


 

 

 

2. 감사합니다. 벚꽃님.

벚꽃 때문에 외출한 게 맞다.

사실 봉우리가 피어오른 건 훨씬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게으르게 핸드폰으로 '벚꽃 떨어지는 시기'만을 검색하며

아...이제 낙화까지 삼일, 이일, 일일.. 남았구나 하며 카운트만 하다가

비 소식을 전해 듣고서야 충격을 받고 카메라를 가지고 대공원 한 바퀴를 걸었다.

한 바퀴 걷는데 약 1시간 정도 걸리는데...

도는 내내 진심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꽃향기,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 봄바람.

그걸 카메라에 담으면서 좀 오글거리지만 ... 하늘 한번 보고

'ㅠ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며 혼자 감탄했다.

게다가 도무지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멈춰있던 낯설게하기도 벚꽃님 덕분에 한편이 뚝!딱! 완성되었다.

 

 

 

 

 

3.지은아 수고했어. 우리 좀만 더 !

일 년 전부터 작업했던 에세이 책이 있는데, 친구가 글을 쓰고

내가 그 글에 맞는 사진 작업과 영상을 담당하였다.

워낙 끈기 없고 쿠크다스 멘탈이라 작업과정 중간중간

힘들기도 하고 지은이랑 투닥거리기도 했는데

저번 주 회의 때  거의 마무리 지어가는 걸 보며  

뭔가... 이 과정을 우리가 함께 해내어 갔다는 게 뭉클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영상 작업 2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힘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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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ng 작성일2017-04-20 14:11

호기심이 많거나 피상적이거나

본문


 

 

나는 호기심이 많다. 그래서 그만큼 피상적이다.

예를 들면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데 아무 주저함이 없거나

일 년씩 해외 가는 결정을 한 달 만에 끝내고 훌쩍 떠나버리는 그런 일들 말이다.

그런 나의 성향은 나이에 비해 다양한 경험과 사람들을 가져다주었고

동시에 나의 일상을 아주 어지럽게 만들기도 하였다.

가끔은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온갖 에너지를 빼앗기거나

이미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도 또 다른 스케줄들이 계속 생겨

하나도 온전히 감당하지 못하는 그런 것 말이다.  

 

나는 양극의 매우 다른 거리에서 종종 혼란스럽니다.

다양하고 가벼운 호기심을 즐기면서도

그 호기심이 본질적인 근원에 다가가지 않으면 스스로 매우 불만족한다.

그러니까 본질에 더 쉽게 다가가고 싶어 하는 욕심이 있다.

 

적절한 예는 건강한 몸을 가지고 싶은데

운동이나 건강한 식단을 며칠도 견디지 못하고

단기적으로 굶고 작은 사이즈의 옷이 맞는 걸 보면서

수척해진 모습으로 헤헤 거리는 모습.

 

무언가 본질에 깊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거기에 수반된 기초적인 것부터 차곡차곡 쌓아올려

규칙적으로 몇 년 동안 아주 지겨운 순간을 견디는 걸 버텨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한가지 일을

몇 년 동안 규칙적으로 해내는 사람들을 동경한다.

 

반대로 나는 여러 가지 일을 벌여 놓고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을 혐오한다.

(내가 이 분류일지도 모르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고치고 싶다.)

즉각 반응 되는 경험만을 추구하는 건

저 안에 있는 깊이에는 죽을때까지 도달하지 못할 것 같다.

많은 걸 안다고 생각하나, 어느 것 하나 알지 못하는 상태.

 

그렇다면 본질에 다가가고 싶으면서도 피상적인 겉만 핥아대는

내 습관은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20대에 많은 선택지를 만들었다면

20대의 끝자락에서 이제는 그 선택지 중에

가장 맞는 선택지를 결정해서 깊게 파고 들어가보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일 벌이기를 어느 정도 멈췄다.

일을 시작하고 막상 본론으로 들어갈 때 본능적으로

'아... 지루해..그래서 재미없어 의미없어...'

라는 유아적 센서가 반응할 때 그 센서를 조금은 무시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 하는 일이 있는데 도중에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을

제안받을 땐 반 정도는 포기하고 있다.

만약 정말 포기할 수 없이 유혹적인 것이라면 스스로 물어본다

'너 이거 진짜 책임질 수 있어? 이걸 선택하면 몇 달간 너의 주말이 없어지고

 퇴근 후에도 계속 노트북 앞에 있어야 할 만큼? 진짜?'

이 필터로 대충 거른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노트북 앞에 앉았다.

더 이상 아홉수라는 이상한 핑계로

내 맘속의 아이가 떼를 쓰는 걸 관망할 수는 없다.

 

어쨋든 이 또한 뚫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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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ng 작성일2017-04-16 10:29

미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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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갈의 생일]

 

#1

영화 미녀와 야수를 봤다.

러브 스토리도 좋았지만, 화려한 그래픽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엠마 왓슨이 연기한 벨이라는 캐릭터에 너무 많은 감정이입을 해서 본 것 같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사람들은 그녀를 늘 어딘가 특이하고 이상한 사람처럼 생각하지만

한편 벨은 그녀의 세계를 펼치기에는 한정적인 이곳에서 어딘가 더 자유롭고 멋진 곳을 꿈꾼다.

 

#2

숨결이 바람 될 때라는 책을 읽었다.

커리어의 정점에 서 있었던 신경외과 의사 폴 칼라니티가

36살에 돌연 암 선고를 받고 죽음이라는 문턱 앞에서

삶을 치열하고 숭고하게 마무리해가는 산 자들을 위한 기록이었다.

그런데 내가 꽂힌 지점은 다름 아닌 그가 의사라는 직업을 결정하는 과정이었다.

문학, 철학, 인문학 등 늘 삶과 인간에 대해서 고민했고

또 그걸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동료들과 치열하게 이야기 나누고 여행하며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찾은 의사의 길.

그의 청년기 시절의 기록은 어딘가 나의 갈급한 곳을 건드렸다.

 

#3

파리에 있는 친구 민영이와 전화를 했다.

늘 외딴섬에 사는 너와 나.

민영이는 나에게 샤갈의 그림과 책을 추천했다.

초현실주의 그림의 샤갈.

그의 그림에서는 연인들이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데

그건 중력을 벗어난 자유로운 사랑에 대한 표현이었다.

누군가는 절대 이해도 감흥도 할 수 없겠지만

나는 그 그림이 완전히 마음속에 이해되었고

그림만이 그의 고유한 내면을 완전히 구원해 주는 형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의 이 어지럽고 이해받지 못한 마음의 파편들이

시각화된다면 이런 모양이 아닐까 생각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늘 내 안에 있는 존재를 확인하고 싶었다.

유난히 생각 많은 나의 사유의 실마리는 뭔지

왜 학창시절 친구들과 잘 어울리면서도

한순간 이 모든 게 시시하다고 생각하며 눈물 흘렸는지.

외우는 머리 없는 나에게 주변인들은 공무원을 하라고 부추겼는지.

학교 진로 상담 센터에서 일하던 그 직원은 나는 사회인으로

부적합한 길을 걸어왔다고 단언하는지.

예술을 가르치는 교수들은 왜 항상 예술을 하지 않고 밥벌이 직원들 뿐이었는지

내 상상력이 살인자나 사이코패스 같은 주제로만 영화를 찍어내던

내가 경멸하는 그들에게 찌질한 괴짜로 치부되어야만 했는지

마음속에 내제 되어있던 내 잠재력이

왜 생각 많은 사람의 단순하지 않은 사고로 치부되어야만 했는지

 

난 어쩌면 그 모든 외부 환경 안에서 나를 지켜내야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너무 안간힘을 썼다.

안간힘을 썼다는 건 무리를 했다는 것이었고

부자연스러움과 열등감 인정욕구와 같은 부작용을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자기안의 색을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찾아낸

사람들에게 무한한 동경과 동시에 미움을 느낀다.

 

단 한 번이라도 내 인생에

마음속의 사유를 치열하게 토론해보고

학문적으로 연구해 보는 교육을 받아봤었더라면..

혹은 나의 쓸모를 만들지 않아도 존재를 인정해주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었더라면...

애석하게도 가끔 이렇게 내 삶이 길을 잃을 때면

몇 번이고 용서한 일들에 분노가 차오른다.

 

뭐랄까...

나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경험을 하고 싶다.

(그것의 해결 방법은 절대로 여행이 아니다)

그냥 단발적으로 그치는 겉핥기 식의 간접경험 말고 전혀

미지의 세계가 일상이 되는 경험을 하고 싶다.

이 좁은 시야로 반복되는 자기 복제를 멈추고 싶다.

 

나라는 사람을 객관적으로 가늠해보기엔

그걸 유추할 수 있는 방법도 경험도 너무나 한정적이다.

분명 아직 접해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가 이곳에도 많겠지만 어느것 하나 매료될만한 것이 없다.

어떠한 사람도 경험도 나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되지 않는다.

 

가스렌지 위엔 물 없는 주전자가 시꺼멓게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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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ng 작성일2017-04-08 23:35

우리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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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는 암만 생각해도 특이하다. 

유난히 이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의 향수가 강하다.

그들은 동네에 대한 책을 만들고 커뮤니티를 만들고 다큐를 만들고 요번엔 소극장에서 그걸 상영한다.

이 동네가 뿜어내는 특유의 매력은 뭘까?

나 또한 내 동네에 대한 애정으로 아무것도 없는 이곳을 

여행 코스를 만들어 친구들을 초대하곤 했었다.

(마지막은 우리 집에서 수박을 먹었다)

내가 장난스럽게 "한국의 북유럽이야" 라고 하는 말은 사실 진심이기도 하다. 

 

가장 여행하는 기분을 주는 동네. 

걷기에 가장 좋은 동네. 

사랑하는 사람과 걷고 싶은 동네. 

지나치게 심심한 동네. 

자정 넘어 술 마실 곳 없는 동네. 

 

나는 우리 동네가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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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ng 작성일2017-04-0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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